추억의 간짜장을 찾아 떠나는 성남여행
성남 노포중 간짜장 맛집으로 알려진 수정구 신흥동 소재 ‘의천각’에 방문했다.
지하철 수진역 4번 출구와 종합시장 사거리 사이, 성남문화원 인근 LG베스트샵 바로 뒷골목에 있는 동네 맛집이다.
최근 블로그나 밴드에서 간짜장 맛집이라고 소문난 25년 정도된 노포로 부부가 운영과 배달까지 하고 있다는 정보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간판은 세월의 흔적인지, 가난한 노포라는 것을 알리려고 했는지는 모르지만 오래된 듯한 볼품없는 간판이 들어온다.
‘중화요리 의천각’이라는 간판에서 대부분 감춰져 ‘천각’이라 읽어야 할 정도다.
더구나 2층으로 올라가면 철문에 ‘영업합니다’ 라고 적혀 있다. 모르고 간다면 자칫 발 길을 되돌릴 수 있는 분위기다.
간짜장과 짬뽕 한 그릇 추가
애써 철문을 열고 들어가면 홀이 나온다. 그제야 여기가 중화요리하는 곳이구나 알 수 있다.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메뉴판이다. 가격이 그리 비싼 편은 아니다.
‘식객’들에게 맛있다고 소문난 ‘간짜장’을 맛보러 왔기에 일단 시키고, 아쉽기에 짬뽕도 한 그릇 추가 했다.
손님은 몇 테이블 없는데 시간이 좀 걸린다.
이미 짜장면과 찰떡궁합인 노란무와 생양파는 일찌감치 자리했다.
볶은 채소에 불맛을 입힌 짜장
10여 분 지나서 시크하게 내던지 듯 주인장이 내놓은 간짜장이 모락모락 연기를 내뿜으며 메인 자리에 위치한다.
냄새부터가 합격이다.
볶은 채소와 함께 섞은 뒤 불맛을 살짝 입혀 짜장 본연의 맛을 더해준다.
갓 뽑은 면이 어울려 졸업식 때 엄마와 함께 먹었던 짜장면의 추억을 그대로 안고 있다.
중국식 달걀 후라이는 보너스
여기서 비밀 하나를 공개한다. 의천각에서 그냥 간짜장만 먹고 왔다면 그는 고수가 아니다.
의천각을 다녀왔다고 할 정도라면 간짜장과 함께 필수 선택이 ‘달걀 후라이(500원 추가)’다.
노른 자가 덜 익은 반숙이지만 기름에 튀기듯 흰자 끄트머리가 약간 탄듯한 비주얼이 장난 아니다.
부산에서는 달걀 후라이가 당연한 듯 나오지만, 여기는 간판 또는 메뉴판 어디에서 ‘달걀 후라이 추가’라는 말이 없으니 주문할 때 같이 시켜야 한다.
쫄낏한 탓에 ‘면치기’ 가능
면과 짜장이 뒤엉키지 않아 부드럽게 한 몸이 된다.
면이 눅눅하지 않고 쫄깃한 탓에 ‘면치기’ 가능하다. 다만, 아쉬운 점은 양이 다소 적다.
물론, 곱빼기를 추가해도 되겠지만 먼길 마다않고 온 손님에게는 아쉽다.
그래서 나온 것이 짬뽕이다. 간짜장과 짬뽕 가격이 같기 때문에 같이 맛보는 것도 재미다.
얼큰하지 않아 진한 국물을 좋아하는 손님에게는 다소 실망이겠지만, 맵지 않고 깔끔한 특징을 지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