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에서 KTX 두시간반이면 순천역에 도착한다.
순천에 왔으니 순천 구경을 해야 한다.
순천만의 가을, 드넓은 갈대밭
순천만 습지를 찾아 한바퀴 돌고, 인근 맛집을 찾아 남도의 푸짐함을 즐기기로 했다.
순천만은 가을이 제격이다. 오후 5시부터는 야간 입장을 적용하면서 8천원을 받는다. 낮에는 1만5천 원이다.
드넓은 갈대밭을 걷고, 전망대까지 가면 순천만의 낙조 구경이 제격이다.
자연이 품은 순천만의 넉넉함은 충분히 맛불 수 있는 기회다.
꼬막정식과 짱뚱어탕
습지 구경이 끝나자 인근 ‘명품식당’으로 옮겼다.
드넓은 식당의 넓이를 봐서 성수기 때는 수백 명이 들락 거렸을 분위기다.
메뉴 선택에 고민할 필요는 없다. 꼬막정식(2만원)과 짱뚱어탕(1만2천원)으로 바로 결정했다.
간장게장, 양념게장, 지짐이, 삶은꼬막, 양념꼬막, 꼬막무침, 생선조림, 갓김치, 메추리알장조김, 낙지젓갈까지…
보성 벌교 꼬막 정식
순천은 보성 벌교와 가까우니 꼬막이 잔치다.
참기름 몇 방울과 김가루가 섞여 나온 커다란 스텐 그릇에 따뜻한 밥 한그릇 부어서 생채와 꼬막.
갖은 양념으로 버무린 무침을 듬뿍 담아서 쓱쓱 밥을 비벼 먹으면 제대로다.
여수의 맛 양념게장과 간장게장
또, 순천은 여수와 가까우니 게장도 제대로구나.
진한 양념에 돌게를 무쳐낸 양념게장과 조림간장에 달달하면서도 짭쪼름한 간장게장까지.
여기에 갓김치를 더하면 여수에 있는 맛집을 가지 않아도 여수의 맛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순천만 품은 짱뚱어탕
그리고, 순천만습지에서 잡은 짱뚱어탕마저도 입맛을 돋군다.
우거지와 짱뚱어를 함께 푹 고와낸 것 같은 진함이 ‘추어탕’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다.
여기에 남도의 손맛을 더해지면서 민물의 흙내가 가시고, 그윽한 바닷내가 온통 입안을 차지하고 만다.
단 하나의 밑반찬도 놓칠 수 없는 식객들의 전쟁을 치뤘다. 다 끝나고 “맛있게 잘 먹었다”라는 말이 저절로 나올 정도로 남도의 음식 매력에 푹빠진 시간이었다.